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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련 토픽

[5번 중족골 골절, 존스 골절] 다친 날부터 5주차까지 골절 일기

by 블루루나 201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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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다칠 때만 하더라도 다친 당일에 바로 운전해서 집에 올 정도는 된 상태였다. 발이 붓긴 했지만 당연히 금이 가더라도 붓지~ 하면서 호탕하게 병원에 갔던 게 어언 약 8주(오늘 날짜 기준으로 정확히 7주 5일)가 흘렀다.

 

 분명히 밝히자면 지금도 뼈는 다 붙지 않았다. 그동안은 통깁스 상태로 웃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잘 붙겠죠~, 살짝 디디며 걸을 때도 많이 안 아픈데? 라면서 말했지만... 사실 내 속은 남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연기했을 뿐, 계속 불안하기는 처음과 지금이 다를 바 없는 상태. 오히려 지금이 기분은 더 쳐져가는 듯 싶다. 아마도 길고긴 전투에 놓인 병사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듯, 내 인내심도 조금씩 바닥을 찍는 것도 같다.

 

 

골절 직후, 2일 차 학교에서 찍은 사진

 1. 다친 시간: 2019년 5월 22일 15시 20분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같이 배구 경기를 하게 되었다. 원체 운동 신경이 없는 사람인데, 사회생활이 늘 그렇듯 하기 싫다고 거절하는 것도 한 두번이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게 된 배구경기였다.

 

 배구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운동화를 갈아신는데, 오늘따라 신발이 이상하게 헐거운 느낌이었다. 근데 괜찮겠지~ 몇 년 전부터 계속했던 배구니깐 오늘이라고 별 일 있겠어. 라는 마음으로 후다닥 강당으로 뛰어갔고 몸풀기까지는 괜찮았다.

 

 딱 그때까지만...

 

 몸풀기가 끝나고 본경기로 들어가자마자, 원하지 않던 센터 포지션에 배치가 되었고 못 하는 실력으로 민폐라도 안 끼치려고 열심히 공을 받겠다는 것이 그만... 오른쪽 발이 안으로 꺾이면서 5번 중족골이 내 몸 전체의 체중을 받치게 되었다. 그리고 우드득 소리와 함께 나는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다. 이건 골절이라는 것을.

 

사회생활이 그러하듯 나는 절뚝이면서 포지션을 뒤로 바꾼채로 아픈 발로 1시간 가량 경기를 계속했다.

 

 그리고 교실로 돌아와 얼음찜질을 하며 퇴근시간까지 기다렸다 직접 운전해서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해서 부은 발을 보는 부모님한테 괜히 걱정 시키지 않겠다고 대수롭게 행동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 했다. (골절 프로토콜로 보자면, 정말 미련한 대처방식이었음을 지금 다시금 느낀다... 내 몸이 우선인데, 사회생활이 뭐라고)

 

 병원에서는 [5번 중족골 골절 진단 -> 1주 반깁스 -> 이후 완치까지 통깁스 유지 -> 중간에 불유합 시 골이식 수술 필요함] 까지 설명을 해주었다. 먼저 진단받은 곳은 작은 동네병원이라 의사 말을 다 신뢰할 수가 없어서 일단 근처 골절 전문 준종합병원까지 들려서 진료를 받았다. 다행히 준종합병원 의사고 말하길, 자기 친구나 지인이면 수술보다는 보존치료(깁스 상태 유지)를 제안할 것이라고 얘기해주어 처음엔, 걱정할 것 없이 결국 비수술로 결정했다.

 

 집으로 돌아와 반깁스를 풀면서 냉찜질을 계속하고, 누운 상태에서 베개를 2개 겹쳐 다리를 올려놓고 잠을 잤다. (평소에 안 하던 자세와 행동을 해야 해서 평소에 별것 아닌 사소한 일들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수련회 때 찍은 사진(골절 5주차), 다리털도 점점 길어지는데 도저히 손댈 엄두가...

 2. 골절 1일~28일(4주차): 5월 25일 ~ 6월 23일까지 병가

 

 골절 이후 23일(목), 24일(금)을 연속으로 계속 출근했다. 근데 처음하는 목발에 손바닥은 물집이 잡혀서 걷는 것 자체가 곤욕스러웠고, 가르치는 애들이 장애가 있다보니 내 몸 하나 아끼려다간 더 큰 사달이 날 것 같아 꾸역꾸역 일하고는 집에와서 그냥 12시간을 내리 누워 잤던 것 같다.

 

 그리고는 너무 힘들어서 병가를 3주 정도 내고는 바로 가정요양으로 들어갔다.

 

 처음은 매주 병원에 갔다. 10대 친구들처럼 막 자라는 나이는 아니더라도, 20대 남자로서 일주일에 4번 이상은 꾸준히 크로스핏을 해왔는데 빨리 낫지 않을까 싶은 작은 기대를 걸고 말이다. 

 

 근데, 3주차까지 매주 병원에 갔지만 골절은 벌어지지 않은 상태로 그냥 그대로였다. 병원에서는 보존 치료(통깁스)인데 골절 부위가 벌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이대로 계속 가면 되겠다고 해줬지만 환자로서는 만족스러운 대답은 아니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 중에 1개, 나는 회색을 주문했다!)

 이때, 하블프리 깁스신발을 사서 이용했다. 통깁스를 하고도 집에서 목발까지 쓰는 건 너무 귀찮았는데, 인터넷 후기를 보니 하블프리 신발을 착용하면 보행이 가능하다고 해서 귀가 솔깃했기 때문. 게다가 정형외과에서 받았던 고무창 신발은 바닥면이 너무 얇아서 지면 충격이 다 발로 전해지는 느낌이 커서 거부감이 강하게 들었다. (하블프리 신발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확실히! 사용해보니 보행도 가능해질 정도로 편했다.)

 

 그리고 병가 3주가 끝날 무렵, 골절 기준으로는 4주차일 때 다시 병원 진단서를 끊고는 병가를 1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수많은 골절 카페나 커뮤니티, 카페글을 읽었을 때 대부분이 5주차가 되면 통깁스를 탈출한다는 얘기가 많아서였다.

 

 하지만 나는 예외였는지, 여전히 뼈는 그대로였고, 통깁스도 그대로 하기로 했다. 대신 진료는 2주마다 오기로. 5주차까지 골진은 전혀 구경도 못 했다.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학생들을 데리고 수련회를 갔는데... 솔직히 겉으로 태연한 척 했지만 분통 터지고 답답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통깁스한 다리로 경사진 길을 열 댓 번을 계속 오가면서 숙소와 교육 공간, 식사장소를 오다니며 정말 다 놓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직장이기에 도저히 아픈 척 할 수가 없었다.

 

 골절 5주 이후 이야기는 다음 게시물에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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